플랫폼c 동아시아 사회운동 뉴스레터 '동동' 안녕하세요. 여덟번째 동아시아 사회운동 뉴스레터 동동입니다. 최근 동아시아 정세는 격변을 겪고 있습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실험을 몇 차례 하였고, 우리나라 정부도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MB) 발사 등 미사일 경쟁의 대열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한편 홍콩 사회운동은 유례 없는 고난을 겪고 있고, 중국 대륙의 상황도 그리 밝지 않습니다. 바로 그런 이유로 동아시아 사회운동들의 교류를 시급하게 확대하지 않으면 시기에 와있기도 합니다.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香港市民支援愛國民主運動聯合會; Hong Kong Alliance in Support of Patriotic Democratic Movements of China; a.k.a. 지련회) 상무위원회가 1989년 창립 이래 32년만에 해산을 결의하였다. 지난 8월 21일 해산 여부에 대한 내부 토론을 거친 지련회 상임위원회는 오는 9월 25일, 해산안에 대한 회원단체 투표에 들어가기로 했다. 지련회는 홍콩 1세대 민주운동의 구심이다. 👉 자세히읽기 홍콩 | 직공맹에 대한 전방위적인 탄압으로 해산 절차 돌입 홍콩 직공맹은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사회운동 노조연맹조직이다. 1990년 설립돼 2019년 홍콩 항쟁 초기에 약 20만 명의 회원이 있었으며, 교육계·방송산업·항공업·공공교통·호텔업·건설업·이주노동자 등 61개 업종별 노조들이 가입돼 있었다. 한국 노동자운동과도 인연이 깊은데 민주노총과 비교적 여러 차례 교류해왔다. 2016년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석방을 위한 캠페인을 펼쳤고, 2019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 노조활동가 워크숍 프로그램에도 활동가들을 파견한 바 있다. 이런 당국의 탄압에 못이겨 직공맹이 해산 절차에 돌입했다. 👉 자세히읽기 중국
| 26세의 노동연구자이자 활동가 팡란, 국가정권 전복 선동 혐의로 체포 중국의 노동운동과 노동관계, 노동조직에 대해 연구해온 홍콩대학 박사과정 연구생 팡란(方然)이 지난 8월 26일, 광시좡족자치구 난닝에서 국가안전부 요원들로부터 체포됐다. 팡란이 사라졌다는 소식은 지난 9월 1일 팡란의 아버지 팡젠중(方建忠)에 의해 알려졌다. 팡젠중은 자신의 위챗 계정에 며칠 전 아들이 체포되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자신의 아들은 “절대로 아무 동기가 없고, 법을 어기고 규율을 어지럽게 하는 활동에 종사할 어떠한 조건도 갖추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팡란은 누구이고, 왜 체포됐나? 👉 자세히 읽기 일본 | 나고야 출입국관리소 이주노동자 사망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촉구 운동 이상동몽 | “흑고니를 경계하라” 중국공산당이 언론 통제 나선 까닭은 지난 9월5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톈안먼) 광장 한복판에 흑고니 한 마리가 나타났다. 이른 아침 오성홍기 게양식 직후의 느닷없는 상황에 시민들이 삼삼오오 몰려들었다. 몇 시간 뒤 야생동물구조센터 직원들이 나타나 상황을 정리했지만, 흑고니의 출현은 잇따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른바 ‘흑고니 이론’(black swan theory)을 연상시켜서다. 👉 한겨레S 칼럼 읽기 미얀마 | 9월 한 달, 미얀마 안팎을 둘러싼 정세 브리핑 9월 8일, 미얀마 NUG(통합정부; 민주진영)가 대군부 선전포고와 대시민 저항전쟁 참여 호소를 한 이후에 미얀마 곳곳에서 작은 전투들이 있었다. 이것의 목표는 십여개가 넘는 현존 미얀마의 소수민족 반군들을 결집시켜서 일종의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것으로 보인다. 💥 관련기사 읽기 이에 대해 아세안 국가들과 서방 국가들은 NUG의 국민방어전쟁 선포가 더 많은 인명 피해를 낳을 것을 우려하고,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입국하는 걸 허용해달라고 요구했다.
미얀마 군부는 NUG가 그냥 관심을 끌려고 하는 헛짓이라고 표명했다.
한편 International Crisis Group에서는 이 국민방어전쟁 선포가 실제로 NUG가 그런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와는 무관해보이고, 오히려 타국에서 NUG를 지지하기 어렵게 만듦으로써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 관련기사 읽기 이런 가운데 중국공산당이 미얀마 지역의 4개 정당을 초대해서 온라인 미팅을 가졌는데, 여기에 친구부 정당인 연방발전당만이 아니라, 아웅산수치 정부시절 집권당이었던 NLD, 아라칸주 집권당인 아라칸민족당 등을 모두 초대했다. 중국정부가 미얀마 정세에 대한 개입력을 군부에만 맞추는게 아니라, 다양한 채널로 높이고 있는 스타일을 보여준다. 💥 관련기사 읽기 현지 상황에 대한 SCMP 보도에 따르면, 젊은 세대의 시민군 참여가 늘어나고 있고, 불안과 공포를 안고 있지만, 총을 들고 싸우는 게 불가피하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 관련기사 읽기 한편 9월 7일 한국 외교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미얀마 국민을 위해 300만 달러(34억 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결정했다. 그런데 물론 내전적 상황이 격화되면 지원 루트를 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 관련기사 읽기 9월 22일, 이번 유엔총회 회기에서 민족통합정부가지명한 쪄모툰이 군부가 지명한 대표 대신 미얀마 대표로 일단은 인정하기로 했다. 미국과 중국의 딜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 사안은 11월 회기에 재논의될 예정이다. 💥 관련기사 읽기 소식 | 일본 좌파 계간지 조오쿄오(情況)와 교류 일본의 좌파 계간지 조오쿄오와 교류의 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조오쿄오 편집위원회가 먼저 오는 10월에 발행하는 가을호 원고 청탁을 해왔고, 이에 플랫폼c와 조오쿄오가 최근에 제작한 잡지 또는 팜플렛을 각각 교환하였습니다. 일본 사회운동과의 교류와 연대를 확대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서평 | 너무도 희귀한 동아시아 국제연대...한국과 중국 사회운동의 기적 같은 만남 "예기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 하나의 '사건'이 일어났다. <사라진 나의 한국 동지에게>가 불발하게 된 아쉬움을 덮고 남을 어떤 희귀한 만남이 성사됐고, 우리는 그 만남의 현장을 고스란히 책으로 접할 수 있게 됐다. 바로 홍명교의 <사라진 나의 중국 친구에게: 베이징에서 마주친 젊은 저항자들>(빨간소금, 2021)을 통해서다." 💬 서평 읽기 동아시아와 사람 | 20대의 또 다른 얼굴, 쉬리즈 1990년생 쉬리즈(许立志)는 중국 광둥성의 지급시 지에양(誌陽)에서 태어났다. 전혀 유명하지 않은 도시지만 인구 500만이 넘는다. 부모님은 농사일을 했지만 그는 또래의 여느 친구들처럼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공장이 많은 대도시로 갔다. 스물한 살이었던 2011년 2월, 선전에 있는 폭스콘 공장에 입사해 아이폰 생산라인에 투입되어 일하기 시작했다. 다른 또래 노동자들처럼 그 역시 하루 16~17시간씩 일했고, 심할 땐 한 달에 이틀 정도 밖에 쉬지 못했다. 2014년 2월 3년의 계약기간이 끝나 타의로 일을 그만 두게 된 그는 장쑤성에 가서 잠시 일하다가, 같은 해 9월 26일, 다시 폭스콘 공장으로 와서 3년 계약직으로 일하기 시작한다. 이때 그가 쓴 근로계약서에 적힌 월급은 1900위안(우리돈 33만원)이었다. 연수는 다르지만, 이런 식의 계약직 고용 수법은 한국에서도 익숙하다. (이것이 고용에 대한 기업의 재량권 따위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노동유연화이다.) 그런데 4일이 지난 2014년 9월 30일 오후 2시, 쉬리즈는 공장 근방 사글세방이 가득한 빌딩 17층에 올라가 떨어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나이 스물넷이었다. 그는 아이폰 만드는 하청 노동자로 짧은 20대의 시간을 다 보냈고, 동시에 시인이기도 했다. 그가 쓴 시들은 그가 죽은 후에 주목 받기 시작했고, 중국의 여러 tv방송 프로그램에 나오기도 했다. 세계의 공장에서 일하는 신세대 농민공 시인의 삶은 목숨으로 쓰여졌다. 그의 시는 심플하면서도 단호하고, 엄청 강렬하다. 서정적인 문체로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 어떤 시보다 강한 비판의식을 드러낸다. 살아있는 도끼 같다는 느낌마저 든다. 그는 종종 자신이 막 일을 시작했던 2011년 봄 직전까지 연달아 죽어간 동료 노동자들을 생각했다. 21세기에 또 다른 김남주, 혹은 전태일이 있었다면 그가 아니었을까 싶다. 곧 아이폰 신제품이 나온다는데(나도 아이폰 유저다..), 아이폰의 화려한 스펙과 이력도 쉬리즈가 남긴 발자국과 시를 지울 수는 없다. 선전 폭스콘 공장 앞에 가면 내내 할 말이 없어진다. 말 없이 공장 주위를 걸어다니게 된다. 우리가 쉬리즈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다를 것이기 때문에 그의 시라도 한 편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사라진 나의 중국 친구에게>의 뒷부분에 아래 시가 있다. 올 가을에 출판되는 <아이폰을 위해 죽다 Dying for an iPhone : Apple, Foxconn, and The Lives of China's Workers> 번역본이 폭스콘 공장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책이 아닐까 싶다. 몇 해 전 그는 배낭 멘 채 이곳을 밟았다 이 번화한 도시를 의기양양하게 몇 해 뒤 그는 자신의 유골을 움켜쥐었다 이 도시의 네거리에 서서 — 망연히 사방을 둘러보다(茫然四顾) 중 동아시아 세미나 소식 지난 7월부터 동아시아 국제연대에 대한 입론을 만들어보자는 고민으로 세미나를 시작했습니다. 약 4년 동안 '동아시아 책읽기모임'을 함께 해온 분들과 함께 '동아시아 담론'으로부터 시작해, 현대 동아시아 사회운동의 역사, 국제주의, 현재 정세와 각국 사회운동의 상태에 대해 리서치해나갈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경과는 이렇습니다. 지난 6월13일 <아시아 지중해> 세미나를 끝낸 후 제안이 이루어졌고, 7월11일에는 '동아시아 담론'을 둘러싼 여러 책들을 각자 읽고와서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어서 지난 8월15일에는 <동아시아 담론>을 읽고 함께 토론했습니다. 9월 19일에는 <제국주의 담론과 동아시아 근대성>을 읽고 토론했습니다. 검토 도서
📝문의 : 텔레그램 @mkmodus 팟캐스트 |
사라진 나의 중국 친구에게 중국 활동가들의 필독서가 바로 《전태일평전》, 《한국 노동계급의 형성》이라는 것을 알고계셨나요?
한국에서의 고단한 사회운동에 지친 한 활동가가 도망치듯 떠난 중국에서 만난 친구들은 두 권의 책을 필독했을뿐 아니라 한국 사회운동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는 다양한 모임과 장소에서 공개적으로 혹은 비밀리에 그들과 교류하며 중국의 현실을 경험하고, 한국의 상황을 공유했습니다. 그러나 얼마지나지 않아 이 중국 친구들은 사라지거나 갇힙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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