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c 동아시아 사회운동 뉴스레터 '동동' 아홉번째 동아시아 사회운동 뉴스레터 동동입니다. 지난 9월 23일 이래 중국의 여러 지역에서 산업과 민간에 대한 전력공급 제한 조치가 이뤄졌습니다. 장쑤, 광둥, 푸젠, 충칭 등 중국의 21개 성에 공업용 전력 공급이 제한되면서 공장 가동 및 조업이 중단됐습니다. 🗞관련기사 동북3성 등 일부 지역에서는 갑작스런 정전으로 거리의 신호등이 꺼지고, 핸드폰 통신망이 중단되는가 하면, 엘리베이터가 멈춰 시민들이 안에 갇히는 등 일상 생활의 피해도 속출했습니다. 이로 인해 인터넷 상에서는 큰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관련영상 맨처음 중국에서 전력난이 발생했을 때 한국의 몇몇 언론과 반중 유튜버들은 중국이 호주와 외교적인 갈등을 겪다가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한 것이 이것의 원인인 것처럼 보도했습니다. 🗞관련기사 이후 많은 전문가들에 의해 반박되었듯,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중국은 올해 초 석탄 수입선을 인도네시아, 남아공 등으로 전환했으며, 수입산 석탄이 중국 석탄 총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5%에 불과합니다. 중국의 전력난 사태는 중국 정부의 정책 추진 과정에서 내부의 고유한 모순이 드러난 결과입니다. 🗞관련기사 이번 호에서는 에너지 문제를 둘러싼 동아시아의 민중 저항에 대해 개략적으로 살펴봤습니다. 중국 | 석탄값의 상승과 중국 발전 시장의 모순 중국의 석탄 재고량은 거의 남지 않은 상황입니다. 홍콩 시노링크증권 분석에 따르면 9월 21일 기준 발전용 석탄 비축분은 1,131만톤으로, 이는 겨우 보름 정도 버틸 수 있는 양이었습니다. 각 지방정부의 고의적이고 선제적인 전력공급 제한조치는 이런 사정에 근거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중앙정부는 각 지방정부에 '에너지소비 이중통제(双控政策: 에너지 총량과 에너지 정도 통제)' 목표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한데 이게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습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목표를 달성한 지방정부는 10개에 불과하고, 일부 지역에선 에너지 소모량이 증가했습니다. 🗞중국언론 기사 중국은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9%를 차지하는 기후악당 국가 중 하나입니다. 기후위기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촉발된 가운데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서 시진핑 주석이 2060년 탄소중립을 약속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중국은 5년마다 경제사회 관련 계획을 내놓고 있습니다. 가령 1년 전 중국공산당 19기 5중전회에서는 <국민경제사회발전 제14차 5개년 규획>을 발표했는데요. 워낙 거대한 나라이고 제조업 대국이기 때문에, 이 문건은 세계 기후변화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문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올해 초 세계 최대 배출국의 경제 및 사회 발전의 총체 규획이 비준됐고, 1년 내 보다 상세한 산업 목표가 제정될 예정입니다. 다가오는 겨울에 발표될 《에너지산업 규획 예기》가 그거죠. 5년 규획이 발표되기 전, 영향력있는 이해관계자들(전력망운영상, 국가전력망, 산업단체, 중국전력기업연합회 등)은 수백 개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신설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현실과 간극이 큽니다. 석탄화력발전소의 절반이 넘는 발전소가 이미 적자에 허덕이고 있고, 발전소의 실제 가동력이 설비용량의 50%에 못 미치는 심각한 문제점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2060년 탄소중립 공언과 현실은 매우 멀어 보입니다. 중국의 탄소배출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해왔습니다. 2010년대 초 중국은 세계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유사 이래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밀어붙인 바 있고요. 이 시기 석탄 채굴과 화력발전소 건설에 대한 승인 권한을 이양받은 지방정부들은 불과 1년 만에 210개에 이르는 프로젝트를 승인해버렸습니다. 석탄은 여전히 중국 에너지 사용의 57.7%를 차지하며, 석탄화력발전소는 전체 송출전력의 66%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반면 신규 에너지 수요의 35%만이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공급되고 있는데, 시진핑 주석이 인류 앞에 약속한 배출량 감소를 위해서는 이 몫은 100%가 되어야 합니다. 국영 싱크탱크 에너지연구소(能源研究所)의 연구원조차 석탄발전소 건설을 모두 중단하고 2050년까지 석탄발전소를 완전히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입니다. 중국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석탄 가격의 시장화 메커니즘입니다. 전기요금 변동 상한선을 기존 10%에서 20%로 조정해 발전업체들이 발전할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를 어느 정도 해소하겠다는 겁니다. 또 폐쇄했던 탄광들의 작업을 대거 재개하겠다는 계획도 포함하고 있죠. 이것이 실질적인 성과를 이루면, 역설적으로 올겨울엔 미세먼지가 늘고 기후위기 대책은 더 멀어질 겁니다. 🗞관련기사 이 딜레마는 비단 중국에 국한되지도 않습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전력난은 글로벌 공급사슬의 병목현상을 가중시키고, 세계 증시와 경제를 위협합니다. 원자재값 급등은 생산 비용을 높이고, 연쇄적으로 소비자 물가와 인플레 압력을 높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우리는 기후위기 대책일랑 모두 포기하고 가진 자만을 위한 기존 체제의 작동을 그대로 둬야 할까요? 중국 석탄 생산구조의 진짜 모순은 국가전력망과 중국전력기업연합회 등 국가권력과 자본의 분별없는 석탄발전소 건립과 시장구조에 있지, 화력발전을 대체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화석연료 발전사와 제조 자본에는 이윤을 가져올지 몰라도, 대다수의 ‘말할 수 없는’ 사람들의 미래는 파괴될 뿐이니다. 🗞관련칼럼 🏓 중국 | 카이루안 탄광 노동자 파업 중국 석탄시장의 역사는 중국 노동자운동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중국의 노동자운동은 탄광 노동자 파업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922년 10월 23일 허베이성 탕산(河北省唐山)에 위치한 카이루안(开滦) 탄광 노동자들의 이 파업에는 5만여 명 참가한 거대한 저항이었습니다. 반제국주의 총동맹 파업의 성격을 띠고 있었고, 이는 초기 중국공산당이 대중의 지지를 획득하는 주요한 계기가 됐습니다. 수만 명의 노동자들이 이곳에서 지옥 같은 생활을 하며 일했고, 아무런 생명 안전 장치도 없었습니다. 노동시간은 하루 16시간에 달했고, 산재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매년 400여 명이 윈치(갱내 수송차)에 깔려 죽을 정도였고, 갱내도 매우 위험했다고 합니다. 카이루안 탄광은 청나라 말기에 설립된 중국 최대규모 신식 탄광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청나라 관료 자본이 관리했고, 나중에는 영국 자본이 통제했죠. 자본가들은 몇 마리의 노새가 죽었는지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졌을 뿐입니다. 온갖 모욕을 감내하던 노동자들의 분노가 쌓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초기 중국공산당은 덩중샤(邓中夏), 펑례허(彭礼和) 등 인사들을 탕산에 파견하여 선전 및 조직화 사업 전개합니다. 1922년 10월, 노동자 대표가 자본가에게 임금 인상과 노동조건 개선 요구했는데요. 자본 측은 이 요구를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노동자 대표를 난폭하게 다루며 구류해버렸습니다. 노동자들은 더 이상 참지 않았죠. 중국노동조합서기부(中国劳动组合书记部)가 파견한 덩중샤와 중국공산당이 보낸 왕진메이(王尽美), 덩페이(邓培)의 지휘 하에 동맹 파업을 시작합니다. 이 파업은 25일에 걸쳐 계속됩니다. 1920년대 탄광 노동자 투쟁은 매우 활발했고, 중국 노동자운동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장시성(江西省) 핑샹시(萍乡市)에 있는 안위안 철도·광산(安源路矿)에서도 파업이 발생했는데요. 한즈핑공사(汉冶萍公司)가 관할한 이 탄광에선 1만2천명이 일했고, 함께 운용되던 주핑철도국(株萍铁路局)에서도 1,100여명이 일했습니다. 이 해 5월 중국공산당은 이 탄광에 안위안 철도·탄광 노동자 구락부(安源路矿工人俱乐部) 창립하면서, 조직 사업을 준비합니다. 이런 과정에 위기감을 느낀 사측은 9월 초, 노상 탄광 당국이 노동자들의 임금을 체불하는 일이 벌어지고, 동시에 군벌과 결탁하여 노동자구락를 폐쇄해버립니다. 그러자 노동자구락부 소속 노동자 1만7천여 명은 9월 14일에 파업을 거행합니다. 이날 새벽 구락부 감찰대는 공장 인근과 거리에 안내문을 붙이고 파업을 선언합니다. 이에 안위안 노광 사측은 전력을 다해 파업을 파괴합니다. 처음에는 노동자들을 매수하려 하지만 이는 실패합니다. 또, 밀정을 보내 당시 이 투쟁을 도우러 온 중국공산당 활동가 이립삼을 암살하고, 따양에게 600위안의 현상금을 겁니다. 그리곤 군벌과 결탁해 무력진압을 시도하고, 안위안을 특별계엄구역으로 설정해 계엄사령부를 설치합니다. 중요지역에 기관총을 설치하는가 하면, 군경 수백 명을 배치해 1인당 하루 2위안의 보너스까지 지급합니다. 그러자 노동자들은 군경을 향해 파업의 정당성을 알리는 선전활동을 하고, 이에 동원된 군경 병사들은 노동자들을 동정해 연대합니다. 결국 철도광산 당국은 협상을 수용해 9월 18일 노동자클럽의 합법적 권리를 인정하고 처우 개선과 임금 인상을 위한 13개 조약을 체결합니다. 이렇게 닷새만에 파업이 끝나고, 조약이 체결되자 구락부는 1만여 명의 파업승리 경축대회를 열고 복귀를 선언합니다. 오늘날 안위안은 중국의 대표적인 홍색 관광지 중 하나입니다. 당시 탄광 현장은 AAAA급 여행경구가 됐죠. 사람들은 이곳을 "중국 노동자운동의 출발점"이라고 부릅니다. 🏓 ▲사진 설명 : 안위안 탄광 노동자운동 기념관 중국 | 2015년 싼다오링 탄광 파업 탄광 노동자들의 투쟁은 오늘날에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불과 6년 전인 2015년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는 탄광노동자 8천 명 규모의 파업이 있었습니다. 2015년 11월, 싼다오링(三道岭) 탄광에서 일어난 파업인데요. 이 대규모 파업은 사측이 1500위안(약 27만원)의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서 촉발됐습니다. 1990년대 이래 임금 인상 대신 계절별 상여금을 지급해온 사측이 불경기를 핑계로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불만이 폭발한 것이었습니다. 최근 탄광 노동자 파업은 매우 빈번한 편입니다. 중국노공통신 파업지도에 따르면 2015년 78건, 2016년 69건, 2017년 12건, 2018년 18건, 2019년 7건, 2020년 7건이 발생했습니다. 물론 이는 공식 통계가 아니고, 중국 정부는 법으로 규정되지 않은 '파업'을 통계로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습니다. 대략적인 흐름을 가늠할 수 있을 뿐입니다. 탄광 대형참사 역시 심각합니다. 중국노공통신 산재 지도(Accident Map)에 따르면 2015년에는 45건, 2016년 45건, 2017년 21건, 79건, 2018년 79건, 2019년 92건, 2020년 66건 등 매년 끊이지 않고 참극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9월까지만 봤을 때 56건이 발생했는데요. 지난 4월 구이저우성 진샤(贵州金沙)의 한 탄광에서는 8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있었고, 같은 달 신장위구르자치구 창지회족자치주에서는 21명이 비로 무너진 탄광에 21명이 갇혀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거의 매달 이런 대형참사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 ![]() ▲사진 설명 : 항의 집회에 참석한 만성폐쇄성폐질환(진폐증) 산재 노동자들 탄광 노동자들 현실은 '진폐병 산재 문제'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워낙 열악한 현실에서 일하다보니, 병에 걸려 아프거나 죽어가는 노동자들도 매우 많습니다.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에 의하면 매년 수만 명이 진폐증으로 사망하고 있고, 그중 90퍼센트가 산재로 인한 진폐증 발병입니다. 중화사회구조기금회가 2016년 발표한 《中国尘肺病农民工生存状况调查报告(2016)》에 따르면 이들 진폐병 산재 피해 노동자들 중에는 46~60대 중년 노동자가 가장 많고, 대부분 농민공 신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폐병 산재 노동자들의 저항 역시 역사가 깊은데요. 대표적으로 2018년과 2019년 후난성 탄광에서 일하다가 진폐병에 걸린 노동자 수백 명이 본사가 있는 광둥성 선전까지 와 연일 시위를 벌인 사건이 최근 가장 널리 알려진 투쟁입니다. 🏓 일본 |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사회운동 원자력발전소 반대운동은 유명하죠. 일본의 전후 평화주의의 핵심을 이루는 두 기둥은 하나는 '반전평화-오키나와-미군기지반대운동'이고, 다른 하나는 '반핵평화-히로시마와 나가사키-원수폭 금지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역사는 사실 일본 시민사회운동의 핵심적인 맥을 구성하죠. 역사적으로 대규모 대중시위도 여러 차례 있었고 많은 투쟁이 있었습니다. 원자력발전소 관련 사안에서 우리가 가장 잘 아는 것은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입니다. "깨끗하고 안전한" 핵발전이라는 신화가 여기서 깨졌죠. 체르노빌 이후 가장 충격적인 사고였고, 이 지역엔 어마어마한 양의 방사능 물질이 쌓였습니다. 이 참사와 관련해 당시 방제 작업에 참여한 하청노동자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고발한 번역 출간된 바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는 도쿄전력이 관리했습니다. 도쿄전력은 민간 기업이지만 사실상 일본 정부의 핵발전 규제 기구들과 한몸뚱이죠. 그리고 일본 정부 산하의 원자력안전위원회에는 원자력학자들이 모여 있습니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정부부처인 경제산업성에 속해 있고, 일본의 많은 원자력학자와 관련 부처들은 도쿄전력과 결탁돼 있습니다. 경제산업성 차관을 하다가 도쿄전력으로 오는 식이죠. 원자력발전소를 컨트롤하는 이 2개의 조직들은 항상 원전이 안전하다고 선전해왔습니다. 이를 둘러싼 운동 역시 지난 10년간 활발합니다. 가령 3차 하청노동자로 후쿠시마 원전 1호기와 주변 지역의 오염 제거 작업에 투입되었던 한 노동자가 현장의 갖가지 모순에 대해 '일지' 형식으로 폭로한 책이 출간되기도 했고요. 📚『후쿠시마 하청노동 일지』 몇 년 전부터는 오염수 방류 문제로 떠들썩한 상황입니다. 지난해 10월 일본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된 123만톤에 달하는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는 1천만 서울 인구가 사용하는 1일 수돗물양(약 320만톤)의 1/3을 넘는 양이죠. 이에 대해 국내와 중국 등에서 비판이 거셌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쿄전력은 지난 8월 말 오염수 처리 계획안을 발표하고, 2023년 4월1일부터 2051년까지 오염수를 방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관련 기사 일본 내에서도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규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19일 시민단체 '더 이상 바다를 더럽히지 마라 시민회의(これ以上海を汚すな!市民会議)와 후쿠시마 지역주민들은 후쿠시마현청과 역 앞에서 "더는 방사성 물질의 해양 유출이 없도록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라고 외치며 피켓을 들었습니다. 📰관련 기사 한편 이와 같은 한·일 양국의 운동이 '연대'로 모아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탈핵신문 편집위원과 탈핵활동 등 한국 사회운동에 참여해온 일본인 활동가 오하라 츠나키 씨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출은 결코 용납할 수 없고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는 점과 "여전히 제일 중요한 것은 일본 시민들 스스로가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만행을 무너뜨리는 힘을 키우는 것"이라는 사실을 전제로, 한국 사회운동 입장에서 "후쿠시마 방사능 피해에 대한 확실하지 않은 ‘가짜’ 정보를 이용해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것을 지양"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고질적인 감정 대립을 넘어, 각국이 제대로 핵마피아와 싸워나가기 위해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고, 탈핵 연대를 이루자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관련 기사 🏓 대만 | 핵발전소 반대 운동 30년 최근 대만에서 에너지 문제를 두고 가장 이슈가 되었던 것은 원전 폐기와 대체에너지입니다. 대만의 반핵운동은 고도경제, 성장, 취업 시장의 활성화, 소득 수입이 해마다 증가한 1980년대에 나타났습니다. 이후 30년의 운동은 대만을 ‘포스트 핵시대’로 이끌어왔습니다. 신베이시 동북부 해안가 공랴오(貢寮)에 위치한 제4핵발전소의 건설 반대 반핵운동이 그 중심에 있었죠. "반핵은 독재에 반대한다"는 슬로건 하에서 반핵운동가들은 곧 건설될 제4핵발전소를 정조준했습니다. 원전에 반대한 민진당과 핵발전소 인근 지역 주민들은 함께 핵발전소 예산 보이콧을 추진하고, 건설허가 발급을 거부하면서, 헌법소원을 청구했습니다. 또, 대규모 반핵시위를 여는 등 대중운동을 이어갔습니다. 1990년에 이르러서는 ‘반핵=민진당, 찬핵=국민당’의 구도가 만들어졌고, 이런 배경에서 2000년대 대만 역사상 최초로 야당 인사가 총통에 당선되어 제4핵발전소 건설 중지를 선언하기에 이릅니다. 대만에서 원전 반대운동이 들끓기 시작한 것은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나고부터입니다. 반핵운동의 역량이 모였고, 반핵운동가들은 시대의 변화를 면밀하고 세심히 살피면서 투쟁 전략에 변화를 줍니다. 당시 많은 청년들이 반핵운동에 참여했죠. 📰관련 기사 최근에는 다시 논란이 발생하면서 ‘제4핵발전소 건설 중지’는 여전히 확정하기 어려운 상태가 됐습니다. 8월 말로 국민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정되었다가, 다가오는 12월에 국민 투표를 예고하고 있는 상태입니다.(대만에서는 유권자 1.5% 약 28만명의 동의를 얻으면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음.) 탈핵운동을 계속 유지하면서, 기후정의운동과도 연결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대만 | 원주민들의 타이둥 태양광발전소 반대 운동 원전 폐기와 대체에너지로의 전환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습니다. 대만 정부는 태양광발전소 건립을 이곳저곳에서 추진하고 있는데, 타이둥에서는 졸지에 퇴거 대상이 된 원주민들의 저항이 거셉니다. 대만 동남부에는 여러 고산족이 있는데요. 그 중 푸유마족은 주로 농업에 종사하고, 타이둥시 남쪽의 카트리푸르(Katripulr) 부락에 집단 거주합니다. 지난 5월 7일 푸유마족 주민 400명이 타이둥 군청 밖에서 태양광 발전 계획 반대 시위를 벌인 바 있습니다. 원주민 시위대는 당국이 태양광발전소 건설 계획을 추진하기 전에 충분한 자문을 받지 않고, 결정과정에서 주민들 배제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시위는 주로 카타티풀 공동체의 마팔리우(Mafaliu), 파카루쿠(Pakaruku), 루바누 일족(Ruvaniaw)의 일원들로 구성돼 있었는데요. 마팔리우, 파카루쿠, 루바누족 등은 카트리푸르 공동체의 6개 종족 중 3개입니다. 대만 정부 당국은 현재 161헥타르의 즈번(知本)강변에 태양광발전소 건설할 계획입니다. 생태 파괴 우려로 개발계획이 226헥타르에서 161헥타르로 축소된 것인데요. 개발업자들은 태양광 발전용 토지가 수십 년 동안 사용되지 않은 토지에 건설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원주민 등 비판자들은 이 토지가 전통적인 원주민 영토라고 지적합니다. 토지개발 계획은 2018년에 작성되어 2019년 6월 1일에 기권 1표로 187대 173의 표결로 아슬아슬하게 통과됐는데요. 원주민들은 이 투표 과정에서 공청회 절차 등 원주민의 의견을 구하지 않았고, 의사 결정 과정에서도 배제했으며, 부정 투표도 개입됐다고 주장합니다. 이번 시위는 소수민족 집단이 적절한 협의 없이 자신들의 땅에 재생에너지 설비를 개발하려는 정부의 계획에 항의한 첫 사건은 아닙니다. 지난 몇 년 동안, 농경지에 건설된 태양광발전소가 주민들의 생계를 빼앗거나, 숲을 뿌리뽑을 것이라는 우려, 양식업이나 어업에 악형향을 끼칠 것이라는 어민들의 우려 등 여러 사건이 있었습니다. 🏓 인도네시아 | 찔레콘 석탄화력발전소 반대 시위 인도네시아 자바섬 맨 서쪽 끝에 찔레콘(Cilegon)이라는 도시가 있는데요. 인구는 43만 명 정도 되는 중공업도시입니다. 여기에 한국 공기업 한전과 두산중공업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했죠. 2008년부터 시작 진출 도모. 2012년부터 두산중공업(1호기), 현대건설(2호기) 등 한국 기업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중부발전은 인도네시아 찔레본 석탄화력발전소(660MW)와 탄중자티 석탄화력발전소(1320MW), 태국 나바나콘 복합발전소(110MW) 등 해외 화력발전사업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찔레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ㆍ운영사업을 "국내 발전산업 해외진출의 대표적 성공사례"라고 포장하고 있습니다. 국내 발전공기업 최초로 국제입찰을 통해 수주한 해외 석탄화력 발전사업이고, 매년 130억 원에서 165억원 가량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찔레콘 주민들은 완전히 다르게 생각합니다. 환경 오염으로 농업과 어업 등 생업이 어려워졌고, 공기도 매우 나빠졌다고 합니다. 이렇게 지역 환경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전소 측은 국내 화력발전소에는 설치하는 오염 저감장치를 설치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인도네시아 환경운동단체 활동가들이 한국에 몇 차례 와 반대 캠페인과 국정감사 증인으로 참가했을 정도입니다. 📼 관련 뉴스 그런데 2020년 6월 한국전력공사 이사회는 이렇게 비판받는 인도네시아에 석탄화력발전소 2기를 새로 건설해 운영하는 사업을 승인해버렸습니다. 자바섬에 건설될 '자와 9호기·10호기 사업이 그것입니다. 이 발전소가 향후 30년간 가동할 경우 4358만 달러, 우리 돈 472억 원에 이르는 적자를 낼 것이 예상되고 있음에도 공정은 85퍼센트까지 진전된 상황입니다. 이 석탄발전소는 2000㎿ 규모로, 두산중공업이 2019년 3월 건설 계약. 인도네시아 IRT와 자와(JAWA) 9, 10호기 화력발전소 건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현지 국영 건설사인 HK와 컨소시엄을 맺고 입찰에 참여한 두산중공업은 총공사비 1조9천억원 가운데 1조6천억원을 수주했고요. 2019년 말 착공, 2024년 4월 완공될 예정입니다. 이에 더해 찌레본 2호기는 2022년 준공되어 가동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금까지 전체 전력의 60% 가까이를 석탄발전으로 생산했지만, 2020년대 이후에는 석탄발전을 줄이고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계획입니다. 2018년 인도네시아 중장기 전력수급계획(RUPTL)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석탄발전 비중은 30%, 재생에너지 비중이 23%로 석탄발전 비중이 여전히 우세합니다. 그러나 2050년 기준 석탄발전을 25%까지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31%로 늘린다는 계획인데요. 이런 상황에서도 자와 9, 10호기가 지어지는 것이 아이러니합니다. 이밖에도 현재 22기의 석탄발전소가 가동 중이며, 신규로 7기의 발전소가 건설될 예정입니다. 이와 중에 우리나라 기업인 현대건설이 인도네시아에서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현지 관리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수사받기도 했습니다. 한국 수사당국과 공조 수사도 있었고, 확정적인 증거가 나와 기소가 확실하다고 합니다. 찌레본 석탄화력발전 2호기 건설과정에서 주민 민원 무마용으로 5억5000만원의 뇌물이 부패공무원에게 전달한 것이 그 내용입니다. 파렴치하기 그지 없습니다. “찌레본 석탄화력발전소가 인도네시아 환경과 공동체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운영사인 현대건설은 군수에게 뇌물을 증여한 혐의로 수사까지 받고 있습니다. 이런 사업에 한국 정부의 공적자금이 계속 들어가고 있으니, 한국 정부는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투자를 멈춰 주십시오.” - 인도네시아 환경운동단체 ‘왈히(Walhi)’의 활동가들 🏓 동아시아와 사람 | 션멍위 1992년생 션멍위는 2015년 여름, 중산대학 통계학과를 석사로 졸업했다. 스물셋이었던 그는 그해 11월 광저우에 있는 대만계 기업 르홍 자동차부품공장에 파견노동자로 입사한다. 노동운동을 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듬해 정규직이 된다. 2년이 지난 2018년 봄, 동료 노동자들과 함께 공장에 있는 어용 공회를 진짜 공회로 바꾸기로 결의한다. 그리고 지역공회를 찾아가는데 번번이 가로막힌다. 여러 차례의 시도 끝에 단체협상의 노동자대표로 선출되었지만, 사측은 오히려 그를 해고해버린다. 자기들의 말을 듣지 않고, 노동자들의 이해를 대변하려는 진짜 노동자였기 때문이다. 션멍위는 사측을 부당해고로 고소한다. 얼마 후 인근 도시인 선전의 자스커지 공장에서 또 다른 투쟁이 발생한다. 션멍위는 동료들과 함께 이 투쟁에 연대한다. 7월 말부터 자스커지 투쟁은 '자스커지 노동자 성원단'을 결성하면서 확대되는데, 이미 션멍위는 이 성원단의 핵심이었다. 그런데 불행히도 채 보름도 지나지 않아 당국에 체포된다. 8월 11일 저녁, 투쟁 초기 부터 성원단 활동을 사실상 이끌어온 26살의 노동운동가 션멍 위가 신원이 불확실한 3명의 남자들에게 끌려갔다. 후이저우시의 다야만경제기술개발구(大亚湾经济技术开发区) 공안국은 “션멍위가 저녁 식사를 마친 뒤 부모님 차에 태워져 끌려갔다”며, “가정 내 갈등 때문이지 납치 같은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학생들은 이를 믿지 않았다. 자스커지 노동자 성원단의 단장 위에신은 “정말로 멍위가 부모님에 의해 평화롭게 집에 간 거라면, 어째서 그 차를 쫓아간 우리들을 갑자기 막아버린 거죠?”라고 반문했다. 이상한 점은 션멍위가 끌려간 길에 있던 CCTV 4대가 이 시점에 모두 고장 나 있었다는 점이다. 성원단은 션멍위의 납치 의혹 사건을 지역 공안에 신고했다. 하지만 공안당국은 오히려 신고한 학생들을 범인 다루듯 심문할 뿐이었다. 몇 달 후 그는 집으로 돌려보내졌지만, 이후로는 내내 공안당국에 의해 감시를 받고 있고,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 이듬해인 2019년 1월 21일, 광둥성 경찰은 션멍위의 영상을 공개하는데, 그가 자신의 죄를 자백하는 영상이었다. 하지만 이 자백 영상이 어떻게 해서 촬영됐는지는 모두가 알고 있다. 중국 경찰도 더 이상 물리적 고문을 가하지는 않는다. 대신 며칠씩 잠을 재우지 않고 심문하고, 나중에는 정신을 파괴한다. 션멍위의 20대는 이렇게 지나갔다. 동아시아 세미나 소식 동아시아 세미나팀은 지난 10월 24일(일), 20세기 초 동아시아에서의 국제연대 실례들을 검토하는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3시간 동안 쉬지 않고 세미나를 진행하고도 아쉬움이 있어 차기 세미나에서도 미처 살피지 못한 부분들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리서치하기로 했습니다. 🏓 📝문의 : 텔레그램 @mkmodus 이상동몽 | 중국의 화력발전, ‘시진핑 탄소중립’ 아닌 석탄값에 멈췄다 중국 석탄시장 가격 메커니즘은 ‘반 관제-반 시장’으로 이뤄진다. 석탄 가격은 시장 수급에 따라 자유롭게 오를 수 있고, 발전업체의 가격 인상 폭은 제한된다. 따라서 석탄 가격이 오를수록 발전소의 손익분기점은 멀어지고, 석탄값이 더 올라도 전기요금을 못 올리면 발전할수록 손해를 본다. 이렇게 발전소들이 운전을 멈추면 탄광 경영도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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